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5. 1. 16. 11:13
살아남는 아이디어 나는 영어를 조금 할 수 있다. 잘하는 건 아니고 일상 생활 가능한 정도인데 외국 생활을 꽤 한 거에 비해 영어실력이 썩 좋지는 않다. 한국인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살았지만 유창하게 생각 없이 뱉을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았다. 항상 영국에 가는 시점을 고민해 왔다. 사실 이런저런 현실적인 이유로 몇 년을 고민했고 하루종일 생각하다 보니 다시 불면증이 심해질 정도였는데 최근 결론을 낼 만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가 영어를 한국어처럼 할 수 있다면?' 어떻게 이걸 이제야 깨달을 수 있지? 잠깐 딴 얘길 하자면 미드 중 오자크(Ozark)라는 작품에서 루스 랭모어가 "It pisses me off that I was born just smart enough to realize how ..
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4. 12. 21. 14:19
개인이라도 커뮤니티가 있어야 하는 이유 나는 유튜브의 슈카월드란 채널을 자주 본다. 더불어 슈카월드 코믹스도 잘 보는데 거기서 몇 주전 계엄을 주제로 한 방송에서 슈카가 한 말에 많은 기사가 났다. 이유는 슈카가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라이브를 처음부터 봐온 나로서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기자들이 앞뒤 문맥을 자르고 워딩만 잘라 기사를 냄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다음날 슈카가 완전히 분노한 상태로 다시 방송에 나왔다. 그리고 악의적인 기사와 자신의 억울함을 수만 명이 보는 앞에서 토로했다. 얼마나 어이가 없고 화가 난 상태인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리고 이는 슈카월드와 슈카월드 코믹스의 엄청난 구독자들을 통해 여러 커뮤니티에 순식간에 퍼졌다. ..
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4. 12. 9. 12:48
재능기부와 심리변화의 매커니즘 (거창한 제목이지만 대충 맞기는 하다) 나는 코칭하는 것이 업이자 취미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코칭이 취미이다 보니 코칭을 쉬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무료로라도 코칭할 대상을 찾곤 한다. 그렇게 재능기부로 레슨을 진행하기도, 팀에서 코칭을 하기도 했다. 예술가가 작품을 완성하듯 나도 그들을 만들어 나가는 기쁨이 쏠쏠했다. 그러나 재능기부로 코칭을 하게 되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하나는 내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받는 사람들의 태도가 변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심리를 그림으로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보통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데 호의개념이 조금씩 권리개념으로 이동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더 흥미로운 건 해주는 사람의 ..
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4. 12. 3. 20:37
엑시트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될 것 같다. 감을 유지해야 하니 레슨은 그대로 하고 평일에는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해야겠다. 나대지 말고, 일 벌이지 말고, 반년 동안 숨어 지낼 것. 아래 외국인이 disappear 하라는데 본인은 얼마나 해봤는지 모르지만 나는 3년 반도 해봤으니, 반년이야 출처 : 1%의 비밀 성공패턴
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4. 11. 22. 15:22
이름 세 글자 누구나 인생에 슬럼프가 있지 않나, 그것도 갑자기 찾아오는 인생의 하향곡선. 나에게도 있었다. 대략 2017년부터였는데 그 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 다시 한번 확 내려간 후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그때 하도 힘들어서 엄마 친척분 중 이름 뜻풀이를 해주시는 분께 여쭤보았는데 나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 분이신데도 불구하고 나를 너무 잘 아시는 느낌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사주에 빠지나보다. '왕이 되지 못해 괴로워하는 팔자' 내 이름에 임금 왕자가 세 개가 있어 왕이 되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해 괴로워한단다. 엄마를 통해 전해 들은 거라 정확한 뉘앙스는 모르겠지만 한 문장만으로도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ㅎㅎ 어찌 그리 잘 아실까?' 그런데 여기서 내가 궁금한 건 왕이 못돼 평생 ..
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4. 10. 16. 22:38
40대의 일기 사실 지난 몇 달 동안 팀을 창단하려 이런저런 노력을 시도해 봤다. 주에 2-3회 정도만 큰 운동장이 필요했기에 서울과 파주 몇 곳에 괜찮은 운동장을 찾았다. 처음부터 운동장만 있으면 선수 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하여 8부 능선은 넘었다고 봤는데 대한축구협회의 신규 라이센스 관련 제도를 읽어보고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서 말하는 라이센스란 팀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주관하는 주말리그 또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자격증 같은 것을 말한다. 그게 없으면 팀 창단은 가능하나 정작 경기에 뛸 수는 없다. 문제는 그 라이센스를 따려면 1년 이상의 운동장 계약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학원팀처럼 학교 운동장이 있거나 개인이 운동장을 만들지 않는 이상 시나 도에서 운영하는..
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4. 7. 31. 22:58
몇 가지 달라진 것들 오랜만에 글을 쓴다. 그동안 몇 가지 달라진 상황과 생각들이 있는데, 먼저 주말에 하고 있는 레슨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나만의 확실한 프로그램으로 7개월쯤 지나자 레슨 받는 아이들이 차곡차곡 쌓이더니 이제는 대기자가 발생할 때도 있다. 올 겨울 한 명을 가르치며 시작했던 레슨이 이 정도로 커진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그런데 지금은 또 대회, 휴가 기간이라 휴업에 들어가 있다) 그와는 별개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아이들을 보면 지금 이 훈련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효과적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전 글에 해피포터의 마법 수준으로 내 코칭 실력을 올리고 싶다고 했는데 보통 4-5개월(약 20회) 정도 꾸준히 하면 내가 아닌 그들이 변하게 되므로 굳이 내가 마법사..
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4. 3. 17. 23:24
해리포터 토요일, 일요일 레슨을 한 지 서너 달이 지난 것 같다. 내가 레슨 강사가 될 거란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몇 년 동안 좋은 걸 배웠으니 꼭 많은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었다. 어쨌든 테크니컬 코치로서 시범을 보여야 하기에 40대의 나이에도 초등학생처럼 볼을 들고 나가 매일 연습했다.(지금도 완벽하지는 않다) 그리고 과거 국내에서 레슨으로 유명했던 브라질 코치의 훈련내용을 수없이 보며 내가 배운 것과 접목해 커리큘럼을 구성하였다. 꽤 오랫동안 많은 선수들이 배운, 이미 검증된 프로그램이였기에 훈련내용에는 자신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레슨을 하다 보면 여러 팀에서 오기 때문에 아이들마다 수준이 조금씩 다르다. (때론 많이 다르기도 하다) 그 수준의 차이는 구력 또는 재능의 ..
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4. 3. 10. 11:37
골때녀 보아라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거의 시도해보는 스타일이다. 경험상 왠만한일은 방법만 찾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취 가능했다. 내가 매주 보는 프로그램 중 '골때리는 그녀들' 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처음엔 잠깐 봤는데 출연자들이 본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하는 것을 보며 애청자가 돼버렸다. 물론 그 모습이 진짜인지 편집의 힘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알아서 뭐하랴, 그냥 보고 즐거우면 됐지. 하지만 언제부턴가 볼 때마다 몇몇 출연자들의 늘지 않는 실력이 안타까웠고 엘리트 선수들만 가르쳤던 감독님들이 3자패스 운운할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유명 선수출신 지도자들이 매번 직접 가르치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초보에 가까운 골때녀 출연자들에게 엘리트 선수나 성인 선수들이 하는 경기 방법..
사는이야기 스티키풋볼 2024. 3. 9. 23:41
내가 팀을 창단할 수 있을까? 많은 축구 선수들이 은퇴 후 축구교실을 운영한다. 예전에는 그들이 프로팀 코치나 감독으로 가는 걸 선호했는데 지금은 사실상 명줄이 짧고 스트레스도 많은 그런 자리보다 자기 이름을 건 축구교실이나 팀을 창단하여 비교적 안정적이고 소득도 괜찮은 진로를 선택한다. 나도 유소년팀을 하나 만들어 온전히 내 색깔을 입힌 선수들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지금 선수들이 북적북적한 팀들은 대부분 드리블을 기반으로 아이들을 가르쳤고, 특히 그중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몇 팀은 내가 예전에 있었던 모클럽에서 그 기술을 잠깐이라도 배워갔다. 거기에 젊은 지도자들의 능력과 감각을 더해 마케팅함으로써 빠르게 자리 잡았는데 물론 쉽지 않았겠지만 그런 예를 보며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결국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