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와 심리변화의 매커니즘
- 사는이야기
- 2024. 12. 9. 12:48
재능기부와 심리변화의 매커니즘
(거창한 제목이지만 대충 맞기는 하다)
나는 코칭하는 것이 업이자 취미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코칭이 취미이다 보니 코칭을 쉬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무료로라도 코칭할 대상을 찾곤 한다. 그렇게 재능기부로 레슨을 진행하기도, 팀에서 코칭을 하기도 했다. 예술가가 작품을 완성하듯 나도 그들을 만들어 나가는 기쁨이 쏠쏠했다.
그러나 재능기부로 코칭을 하게 되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하나는 내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받는 사람들의 태도가 변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심리를 그림으로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보통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데 호의개념이 조금씩 권리개념으로 이동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더 흥미로운 건 해주는 사람의 심리이다. 저 깊은 내면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보상 또는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기대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조금이라도 있다면, 상대의 작은 언행의 변화에도 흔들리는 시점이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것들이 쌓여 실망감을 거쳐 결국 '화'로 귀결된다. 어쩌면 재능기부란 것은 처음부터 성립되기 힘든 활동일 수도 있겠다. 사람들을 별로 만나지 않아서 대인관계가 어려운 숙제 중 하나인데 이럴 땐 오히려 뚜렷한 이해관계가 더 쉬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여러 번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코칭해주고 싶은 사람들은 많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데 나도 해당되나 보다. 그렇다고 재능기부의 코칭을 다시 한다는 뜻은 아니다. 나도 데일만큼 데어봤고 자신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절하시킬 필요는 없다. 단지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럼 사람들과 함께 가고 싶다. 물론 나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되도록 계속 나를 괴롭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