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달라진 것들
- 사는이야기
- 2024. 7. 31. 22:58
몇 가지 달라진 것들
오랜만에 글을 쓴다. 그동안 몇 가지 달라진 상황과 생각들이 있는데, 먼저 주말에 하고 있는 레슨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나만의 확실한 프로그램으로 7개월쯤 지나자 레슨 받는 아이들이 차곡차곡 쌓이더니 이제는 대기자가 발생할 때도 있다. 올 겨울 한 명을 가르치며 시작했던 레슨이 이 정도로 커진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그런데 지금은 또 대회, 휴가 기간이라 휴업에 들어가 있다) 그와는 별개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아이들을 보면 지금 이 훈련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효과적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전 글에 해피포터의 마법 수준으로 내 코칭 실력을 올리고 싶다고 했는데 보통 4-5개월(약 20회) 정도 꾸준히 하면 내가 아닌 그들이 변하게 되므로 굳이 내가 마법사가 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음 소식은 '골 때리는 그녀들'의 출연자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넉 달 정도 됐고 많이 할 때는 주 3회 훈련을 한다. 처음 올 때부터 기본기가 되어 있었기에 다음 레벨로 올리는 것이 수월했다. 특히 본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축구에 대한 열정과 훈련에 임하는 태도가 좋아 '이 사람 뭘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가르쳐 골때녀에서 다른 출연자들이 범접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다.
레슨을 하다 보면 여러 소속팀의 다양한 연령대 아이들이 찾아온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좋은 기억도, 씁쓸한 기억도 있다. 나는 특정 상황에 대한 기억력은 좋은 편이라 웬만해서는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가령 내 훈련을 영상을 통으로 찍은 후 다시는 레슨에 참여하지 않는다던가, 계획에 없던 반을 특별히 부탁하셔서 만들었더니 한 참 후 '일정이 맞지 않아 갈 수 없다, 죄송하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교육업인 동시에 서비스업이다 보니 마음이 철렁할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 이런 일들을 계기로 좀 더 강하고 노련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요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고 준비 중인데 여러 가지 후보군 중에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주변에 사람이 없다 보니 의논할 상대도 없고 오히려 챗 GPT 같은 기계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인공지능은 나 같 사람에게는 좋은 의논 상대다) 이 녀석도 허당일때가 많으니 그냥 내가 결정해야 할 것 같다. 프로젝트가 결정되거나 진행되면 다시 글을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