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걱정마세요. 실력만 있으면 됩니다
- 유소년축구
- 2024. 1. 3. 13:20
기회는 걱정마세요. 실력만 있으면 됩니다
학부모님들과 통화하다보면 소속팀을 지나치게 의식하시는 분들이 가끔 계십니다. 자식이 소속되어 있고 그 팀의 지도자들이 진학과 진로를 어느 정도 책임지는 상황에서 소속팀의 내부규정을 지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요. 저도 과거 제자들이 일반팀에서 프로 유스로 진학한 후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숨죽여 생활하는지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결국 프로세계는 실력 있는 사람을 선택하고 그렇게 남은 사람들이 오래 가더군요. 어쩌면 진학과 성적보단 실력을 쌓는데 집중하는 것이 멀리 봤을 때 더 현명한 결정일 수 있겠습니다.(물론 대학진학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제가 20살로 돌아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20살의 저는 실력도 있고 남에게 없는 특기도 있는 선수이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먼저 영국을 알아봤는데 지역 스카우터, 코치들과 연계하여 테스트를 주선하는 웹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원하는 지역의 테스트를 신청할 예정입니다. 물론 테스트비를 내야하지만 미래에 받을 연봉에 비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이며 비자도 영국 YMS 비자를 통해 2년을 확보할 수 있어 실현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12세로 어려진 저는 영국 옆 나라인 아일랜드의 축구팀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 팀에서 공개 테스트를 하는 것을 알게 됐고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알고보니 그 팀은 영국 프로 축구팀에 수십명을 배출한 명문 클럽이었으며 매년 한 번씩 공개 테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팀 외에도 더블린의 수많은 팀들이 매년 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떨어져도 크게 걱정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쯤되니 생각보다 기회가 많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때 유학생활을 하던 호주로 가봤습니다. 호주에는 A리그라는 프로 리그가 있고 그 밑에 2부 리그 격인 NPL, 3부와 4부인 NPL 리그 1과 2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팀들이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찾고 있어 모든 테스트에 지원해 볼 생각입니다. 처음엔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활용할 생각이고 이들 중 입단할 수 있는 팀이 있다면 꾸준한 경험과 실력을 쌓아 A리그에 도전해 볼 겁니다. 만약 A리그에서 3년을 뛸 수 있다면 영주권도 받게 되겠죠. 또 뒤늦게 진가를 알아본 K리그에서 저를 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에 썼던 글인데 다시 한 번 쉽게 풀어봤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과 같이 스카우트 시스템이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것은 본질 같습니다. 축구선수에게 본질이란 실력이겠죠. 제가 만나 본 많은 선수들중에 기회보단 실력때문에 무너진 선수들이 훨씬 많습니다. 실력과 더불어 간절함이 있는 선수는 없는 기회도 만들어 냅니다. 더 좋은 팀에 진학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성인이 됐을 때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루하루 훈련해 보십시오. 그러면 지금의 걱정과 스트레스가 덜어질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선수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트라이얼(TRIAL)은 테스트(TEST)를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