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키FC IN TROUBLE
- 사는이야기
- 2025. 6. 1. 00:05
스티키FC IN TROUBLE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봉착했다. 세 번의 팀원 모집 글을 올렸는데 내가 모으려고 하는 학년의 학생들이 단 한 명도 연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레슨 문의만 몇 번 오고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만 관심을 보였다. 레슨 홍보 때는 올리기가 무섭게 열 건 이상의 문의가 온 적도 있는데 팀을 바꾸는 결정은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으로 진행되나 싶다. 어쩌면 세 번의 글로 우리 팀을 알린다는 게 너무 성급한 일일지도 모르고.
사실 어느 정도 이유는 알고 있다. 국내에서는 선배들의 진학 히스토리가 매우 중요한데 창단팀에겐 그런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초등학생들의 진학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무엇을 배우는지가 훨씬 중요하고, 최정상 팀 몇 군데를 제외하면 대부분 개인 테스트를 통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스 진학을 목표로 축구를 하면 그 연령대에 맞는 훈련을 할 수 없고 중학교 유스를 찍고 고등 때 하향세를 걷는 경우도 많다.
몇 년 전 고등 유스에서 올려 뛰기 하던 제자들이 고 2때 스스로 걸어 나와 이유를 물어봤더니 시키는 것만 해야 하니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단다. 팀을 위해 희생을 요구하는 팀은, 유스나 명문팀 할 것 없이 나오는 게 답이다. 결국 목표는 유스를 가는 것도, 프로에 가는 것도 아닌 프로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팀을 위한 희생은 그때 하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히려 U15를 창단했더라면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아이들이 있으니 초등팀마다 찾아가 해당 팀 지도자 또는 학부모께 말을 걸어 볼 수 라도 있을 텐데 현재 소속팀이 있는 초등학교 3, 4학년 아이들은 그럴 수조차 없다. 그렇게 한다면 그건 선수를 빼오는게 되고, 그런 건 절대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럴 필요도 못 느낀다.(나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사람이지만 평판을 중요시한다) 따라서 내가 선수를 어디서 빼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고 언제든 3자 대면을 해도 되니 속지 마시라.(하지만 팀을 찾는다고 먼저 연락이 오면 그건 다른 이야기다)
자, 그래서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다.(아직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는 U15팀 창단으로 선회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팀원 하나하나를 모으는 것이다. 내가 U15팀 창단을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의 고등 진학 때문인데 인맥이 넓은 지인을 통해 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을 가르친다면 성장시킬 수 있는 범위와 시간이 넓고 많다는 장점도 있다.
어떻게 할까? GO? or 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