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팀으로 변한 토트넘

남자의 팀으로 변한 토트넘

 

토트넘이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4-1로 패했다. 먼저 득점한 토트넘이었지만 전반 로메로, 후반 우도기가 연달아 퇴장당하며 무너졌는데 경기운영 자체가 너무 신박해 보기에 즐거운 경기였다. 보통 퇴장 등으로 인해 수적열세가 되면 팀 전체가 내려앉아 두껍게 블록을 쌓고 맷집으로 버틴다. 그러나 리버풀의 영웅 캐러커의 말처럼 처음 보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9명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4-3-1로 강한 압박을 지속한 것이다.

 

   

수비라인의 컨트롤 원칙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이 볼에 대한 압박이 있으면 올리고, 압박이 없다면 라인을 내리며 트래킹 하는 것인데, 물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걸 모를리는 없을 테고 의도적으로 라인을 하프라인까지 끌어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첼시의 패스를 압박해 줄 공격과 미드필더 라인이 부실하니 자연히 뒷공간으로 여러번의 패스가 들어가며 주력싸움이 계속되었다. 역전골을 먹은 것이 74분이었으므로 지키려고 했으면 그날 첼시의 공격력으로 봤을 때 비기지 않았을까 싶다. 

 

경기가 끝나고 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을 내리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다. 시즌이 끝날 즘엔 승점 1점이 아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결론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명이 퇴장당했을 때 이미 경기가 끝났다고 본 것 같다. 나와 달리 승점 1점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된 바에 자신들이 나아갈 방향과 축구 스타일을 명확히 제시하고 선수와 팬들에게 각인시키는 걸 목표로 삼지 않았나 싶다. 리그는 길고 경기는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이쯤 되니 슬랭덩크에 나오는 풍전고의 런&건 농구가 떠오른다. '승패와 상관없이 우리의 스타일로 경기를 마무리한다.'는 그들의 농구철학. 어쩌면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그런 게 아니었을까?(참고로 그는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감독도 했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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